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나는 다시 독일에 왔다.

2년이라는 시간은 매우 빠르게 지나갔고, 되돌아 생각해보면 그 2년은 내 인생에서 실재가 아닌 잠깐의 꿈 혹은 잠시의 여행 같았던 느낌으로 남아있다. 아직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뉘른베르크에서의 생활이 안정되지는 않았음에도 독일 특유의, 지겨움에 가까운 익숙함이나 편안함이 남아있다. 즐거움과 후회로 가득찬 서울 특파원 생활이었고,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시간이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은 어디도 속할 수 없는 혹은 어디도 속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 부채랑 우산 팔던 할미가 비가 와도 울상 해가 떠도 울상인 것처럼. 

독일에서의 내 생활이라기보다는 "삶"이 어떻게 나아갈지 나는 아직 모른다. 계획하거나 생각해보지 않았다. 조금은 용기를 내어서 하고싶은 걸 해보는 즐거운 삶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힘을 내보려고 한다.

한국행과 독일 복귀는 예기치않게(?) 나의 업무 및 커리어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항상 흘러가는대로 어쩌다보니 운이 좋아서 내맡겨지는 그런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 한 번도 내 자신이 노력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무언가가 주어졌는데 이상하게 하라는 건 그냥저냥 잘 해내니까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고 이젠 또 새로운 것을 한다. 

사랑하던 것들을 두고 텅 빈 인천공항을 거쳐 텅 빈 비행기를 타고 텅 빈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리는 경험만은 특별했다. 

두고 온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맴돈다.

샬롯 틸버리의 필로톡 아이팔레트 블러셔 립스틱 셋트를 사려다가, 어차피 화장할 일도 없을 뿐더러 마스크가 다 잡아먹기 때문에 의미없다는 마음으로 결제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대신, 나의 독일 생활을 편안하게 해 줄 다른 무엇을 주문했다. 얼른 택배가 도착했으면.



1 2 3 4 5 6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