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의 고향 독일 먹먹

독일에 살면서 요즘 좋은 것은, 베트남 음식 먹기가 좋다는 것. 전문적이거나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구 분단독일이던 시절, 우리나라 광부와 간호사들이 서독에 파견노동을 왔던 것 처럼, 공산권이던 동독에 베트콩 노동자들이 대거 들어와 공장 노동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들이 정착해 살면서 구 동독에서는 여전히 베트남 커뮤니티가 꽤나 크고, 베를린이나 라이프치히 등 규모가 있는 도시에는 동솬 Dong Xuan 마켓이라는 우리로 치면 동대문 남대문 같은 베트남 시장도 크게 있고, 베트남 음식점도 매우 많다.

베트남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베트남 친구가 인정하는 고향의 맛인 독일 쌀국수 사진 풀어봅니다.




동솬 마켓에 있는 식당 동솬콴 Dong Xuan Quan의 오뎅쌀국수와 연유가 들어간 아이스커피. 쌀국수 면이 굉장히 얇고 부드럽다. 건데기가 실하게 들어있고, 국물도 굉장히 깊은 맛.
나는 고수 등 허브 풀떼기도 좋아하고 땡초 고추도 좋아하고 라임즙도 좋아해서 다 때려 넣어서 먹는 편이다.




나는 구 서독 지역인 바이에른주에 거주 중인데, 이 곳은 동양 외국인이 별로 없다. 그래서 동네의 아시아 식당은 끽해봐야 중국/태국/베트남 식당이 각기 몇 개씩 한국 식당 한 개 그리고 기타 짭 퓨전 (아시아 스낵바) 여러 개... 등인데 기적 같이 그 중에 쌀국수를 기똥차게 현지의 맛으로 재현하는 베트남 스낵바가 있다. 내가 제일좋아하는 분보회 Bun Bo Hoe. 민주쪽 음식이라, 베트콩이 대부분인 독일 거주 베트남인들의 식당에서 잘 볼 수 없는 메뉴이다. 내 베트남 친구는 드물게 민주쪽에서 온 친구인데, 같이 이 스낵바에 와서 메뉴판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주인 아주머니와 바로 수다 삼매경에 빠지더니 나에게 하는 말이 그 주인 부부와 자기의 고향이 같고, 이 분보회는 그 고향의 음식이라고 ㅜ.ㅜ


보통 우리가 아는 쌀국수 Pho나 요즘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 분짜에 비해 면이 굉장히 도톰하고 탄력있다. 이 분보회 면도 너무 맛있지만 특히 매콤짭짤한 레몬그라스 국물이 일품이다. 이건 정말 먹어봐야만 하는 맛. 한국에서 친구들이 우리동네 놀러올 때마다 여기 꼭 데려간다. 다들 눈물을 흘리며 먹는다!



이것은 이름은 까먹은 비빔쌀국수. 짜조? 튀긴 썸머롤과 양념 소고기와 야채에 새콤한 소스를 비벼서 먹는 따뜻미지근한 비빔쌀국수. 가끔 쌀국수가 지겨울 때 먹으면 기분전환에 좋다.




이것은 양지쌀국수 Pho Bo. 옛날 한국에서 대학교 다닐 때 학교 근처 포 체인점들의 고기 두 조각에 양파 슬라이스 세 조각에 숙주 한 다발이었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쌀국수였는데, 고기도 가득하고 허브도 가득한 부드러운 면의 쌀국수, 분보회에 밀려서 자주 못 먹지만 가끔 먹으면 진짜 감탄하는 맛.

이렇게 독일 쌀국수의 참맛을 즐기는 것이 독일 생활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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